크래프톤, AI의 속도에 Tableau의 검증을 더해 게임 메타 분석의 신뢰성을 완성하다
Tableau로 게임 메타 지표를 재설계한 크래프톤의 분석 혁신기
크래프톤은 글로벌 흥행작 〈이터널 리턴〉에서 10만 개가 넘는 캐릭터 조합과 시시각각 변하는 게임 메타를 추적해야 했습니다. AI를 활용하면 가설과 분석 목업은 금세 나왔지만, 이를 패치 관련 논의와 메타 분석에 활용하려면 원천 데이터 수준까지 파고드는 엄밀한 검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이에 크래프톤은 AI의 신속한 가설 수립과 Tableau의 다각도 원천 데이터 탐색을 결합해 '하이브리드 분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AI(가설)와 Tableau(검증), 데이터 분석가(최종 판단)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분석 생태계를 완성하고, 이를 통해 가설·검증·대시보드 구현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면서 동시에 조직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를 완성했습니다.
크래프톤(KRAFTON)은 〈펍지: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인조이(inZOI)〉, 〈이터널 리턴(Eternal Return)〉 등 글로벌 흥행작과 다채로운 신작을 선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게임 기업입니다. 전 세계 유저에게 최상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초 단위로 발생하는 유저 플레이 기록(로그), 전투 중 이동 경로, 무기·캐릭터 사용량, 패치별 밸런스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수십만 가지 조합의 방대한 유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10만 개가 넘는 조합을 몇 개의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크래프톤의 과제는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게임 환경 속에서 믿고 의사결정할 수 있는 분석 기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터널 리턴>은 3명이 각자 다른 역할을 맡아 싸우는 배틀로얄 게임으로, 흥미를 유지하려면 특정 전투 방식이 고착화되지 않고 메타가 계속 순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100여 개 캐릭터가 3인 1팀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조합만 10만 개 이상이어서, 패치마다 어떤 전투 방식이 늘고 줄었는지를 단순한 수치와 지표로 보여주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AI가 구체화한 목업(Mockup)을 조직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가?
분석가는 원거리·근거리 구성과 데미지 기여 순서라는 가설을 AI와 구체화해 10만 개 조합을 8개 유형(000~111)으로 압축한 인터랙티브 목업을 수 분 만에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이 결과를 그대로 믿고 조직 전체가 써도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목업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이 분류가 실제 전투 방식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는 분석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검증 없이 그대로 기획자에게 보여줬다가 나중에 틀린 것으로 드러나면, 분석 전체의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이 있었습니다. 결국 유관 부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패치마다 갱신하며 운영하려면 별도의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AI가 아이디어부터 결과물과 요약 보고서까지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데이터 분석가는 무엇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AI가 실행 속도를 가속할수록, 분석가는 결과의 근거를 다듬고 조직이 신뢰할 수 있는 지표 기준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김우림데이터 분석가, 크래프톤(KRAFTON)
AI의 가설을 Tableau의 정교한 검증으로 완성하는 '하이브리드 분석' 구현
AI가 만든 목업을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옮기고 기획자들과의 소통에 활용하기 위해 Tableau 대시보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프롬프트 몇 번으로 만들어지던 목업과 달리, Tableau 대시보드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데이터 테이블 구축부터 세부 계산식, 매개변수, 필터를 직접 채워야 했습니다. 빈 화면에서부터 지표를 하나씩 구축하는 이 시간은, 분석가에게 AI의 결과물을 반추하고 비판적으로 뜯어보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AI가 몇 분 만에 만들어준 결과물은 무심코 봤을 때 그럴듯해 보였지만, 빈 화면에서부터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니 "이 개념이 맞나", "같은 조합인데 왜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특히 AI가 붙인 000, 001 같은 코드를 기획자가 이해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꿔 붙이는 과정에서, 원거리 캐릭터가 주 딜러(캐리) 역할이었음에도 그 경기에서 데미지를 많이 못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근거리 지원형(001)'으로 분류된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AI의 분류 기준이 캐릭터의 의도된 역할이 아니라 그날 경기의 결과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축구에서 수비수가 한 경기에 볼을 많이 다뤘다고 '공격수'라 부르지 않듯, 결과만으로 나눈 분류를 그대로 기획자에게 들고 가면 "게임을 모른다"는 신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분석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AI와 함께 '경기 결과'가 아니라 '전투 방식을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을 기준으로 삼아,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역할을 9개 유형으로 정의했습니다. 3명이 한 팀을 이루다 보니 조합은 9×9×9, 즉 729가지에 달했지만, 같은 캐릭터라도 함께하는 동료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는 통찰을 반영해 이를 다시 6개의 핵심 메타 구조로 좁혔습니다. 그 결과 처음에 애매했던 000, 001 같은 경계 사례들이 모두 해소됐고, 패치마다 메타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조합이 강해지는지를 좌표 위에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완성됐습니다.
단단한 거버넌스가 뒷받침하는 분석 환경
이러한 비판적 검증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크래프톤 데이터 본부가 사전에 구축해 둔 'Tableau TF'의 거버넌스가 있었습니다. 서버 프로젝트 구조, 접근 권한, 리포트 정리가 정돈되어 있었기에 분석가는 불필요한 환경 고민 없이 오롯이 데이터 검증에만 몰입할 수 있었고, 검증된 인사이트는 개인의 발견에 그치지 않고 전사 조직으로 안정적으로 확산·아카이브될 수 있었습니다.
AI가 몇 번 만에 만들어준 대시보드는 무심코 봤을 때는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Tableau에서 제 손으로 빈 화면부터 하나씩 쌓아 올리다 보니 모순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시보드를 완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정밀하게 해석해 실제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신뢰'를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김우림데이터 분석가, 크래프톤(KRAFTON)
[이터널 리턴 게임의 Meta Tracker 대시보드]
AI가 분석의 출발점을 빠르게 열어준다면, Tableau는 그 결과를 검증하고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기반입니다. AI는 아이디어를 즉시 시각화하고 코드와 목업을 만들어 분석의 진입 장벽과 실행 시간을 크게 낮춰주지만, 그 답이 항상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Tableau는 시각화된 결과에서 원본 데이터까지 내려가 모순을 발견하고, 계산식과 지표 정의를 투명하게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나아가 이렇게 검증된 분석 자산이 전사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거버넌스와 운영 체계를 마련해 줍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도메인 맥락을 해석하고 지표의 최종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은 결국 분석가의 몫이며, Tableau는 그 판단이 조직 안에서 지속적으로 신뢰받고 쓰일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검증과 확산의 장입니다.
AI가 줄여준 것은 결국 '실행 시간'입니다. AI 시대일수록 분석가의 본질인 '판단과 검증'의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해지죠. 그런데 결과가 너무 빠르게 나오다 보니, 우리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물리적인 시간조차 부족해진 게 사실입니다. 대시보드를 직접 만드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시간이 들지만, 미완성 상태에서 뭔가를 새로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바로 그 시간이 분석가에게 깊이 고민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을 더해줍니다.
김우림데이터 분석가, 크래프톤(KRAFTON)